버려지는 탄소섬유 해상태양광 설비로 재탄생했다

2022.12.13 11:23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김광석 생기연 수석연구원이 탄소섬유로 제작한 해상부력체 모형을 들고 있다. 생기연 제공
김광석 생기연 수석연구원이 탄소섬유로 제작한 해상부력체 모형을 들고 있다. 생기연 제공

버려지는 탄소섬유를 해상태양광 설비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가격은 20% 저렴하면서도 내구성을 갖춰 추후 새만금 태양광 발전단지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김광석 탄소경량소재응용연구그룹 수석연구원팀이 저품질 탄소섬유를 재활용해 저렴하면서도 내구성 높은 해상태양광 부력체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태양광 발전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히지만 한국은 평지가 적어 주로 산지에 설치되기 때문에 산림자원과 경관을 훼손시킨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그 대안으로 해수면 위에 설치하는 해상태양광이 떠오르고 있지만 거센 파도와 바람 등 가혹한 해상 환경에서 태양광 패널을 유지·보수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김 수석연구원팀은 폐기되거나 싼값에 팔리는 저품질 탄소섬유를 '업사이클링'하기로 했다. 탄소섬유 표면은 탄소원자가 육각형으로 배열된 그라파이트 구조로 이뤄져 있어 안정적이다. 다만 탄소섬유와 플라스틱 수지 간 접착강도를 높일 때 별도 공정을 거치는데 이때 독성 부산물이 발생하고 기계적 물성이 저하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와 금속 입자의 복합화 실험 도중 탄소섬유 표면을 카메라 플래시처럼 짧지만 순간적으로 높은 빛에너지에 노출시키면 탄소섬유와 플라스틱 수지 간 표면 결합력이 극대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빛에 노출된 탄소섬유 표면에 산소를 포함하는 작용기가 만들어지는 인터로킹 효과가 유발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만든 저품질 탄소섬유는 기계적 특성과 내구성도 맞춰 상용화된 탄소섬유 대비 약 95%의 성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존의 해상부력체 대비 20% 이상 저렴했다. 연구팀은 해상부력체 시제품 제작에 착수했고 현재 전북 새만금방조제 내해에서 현장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저품질 탄소섬유를 활용한 해상부력체는 사용기간이 끝난 후에도 동일한 기술로 품질을 높여 재사용 가능하다"며 "향후 탄소섬유 표면처리를 대용량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고 실용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크기의 해상부력체 시제품의 수조 내 간이실증하고 있다. 생기연 제공
실제 크기의 해상부력체 시제품의 수조 내 간이실증하고 있다. 생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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